나의 어린시절
나는 동네 깡패였다. 대문으로 올라가 붙어서 우리집앞을 지나가는 애들에게 돌멩이를 던졌다
대문은 공격하기 너무 좋은 곳이었다. 돌을 던지고 고개만 숙이면 완벽한 방어벽이 되어주었다
동희는 아직도 그때 내가 너무 무서워서 혼자서는 우리집앞을 지나가지 못했다고 얘기한다
국민학교에 입문하다
촌늠 학교에 갔다. 다른애들은 모두 예뻤고 세련되었고 똑똑해보였다. 친구가 노란 병아리를 다
색칠하고 나면 동강난 노란색 크레파스를 얻어 삐뚤삐뚤 색칠을 했다. 빨간 사과는 교실 뒷벽에다
붙여주셨다. 처음배운 노래는 `커다란 꿀밤 나무밑에서` 아직도 그 노래를 가끔 흥얼댄다 모든것이
신기하고 즐거웠다. 1학년을 마칠무렵 성적우수상을 주셨다. 내가 공부를 잘했구나!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항상 다른애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상장을 받다니...
나는 나 자신이 너무 대견스러웠다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수업시간이면 무조건 손을 들고 발표를 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묻고 또 물었다. 그때마다 선생님께서 칭찬해주셨다. 행복했다. 자신감이 마구 생겼다.
중학생이 되다
사춘기가 있었나 싶은데 가만 생각하니 중학교때 사춘기가 찾아온것 같다. 엄한 아버지 밑에서
요즘 아이들처럼 짜증을 내거나 반항을 하는 티나는 사춘기를 보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그때 나는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다.
삶과 죽음. 시작과 끝. 끝없는 우주와 끝이 있어야만 하는 원리. 유치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끝없이
고민하다가 도덕선생님이셨던 채진연선생님을 찾아가 상담을 요청했던 기억이 난다
무슨 답을 주셨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분명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내가 조금씩 자랐다
꿈많은 고교생~
쇠똥굴러가는것만 봐도 웃음이 난다는 꿈많고 행복했던 나의 고교시절~
인생을 함께할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 값진 3년이다.
플라타너스 나무 밑에서 나중에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우리의 10년뒤를
재잘재잘 상상하며 마냥 행복했다.
십대의 눈으로 본 세상은 너무 작았다. 그때 좀 더 넓은 세상을 볼수 있었다면 꿈의 크기가 달라졌을까?
되돌아보니 그때 내게 멘토가 없었음이 너무 안타깝지만 열심히 살았으니 후회는 없다
기억에 없는 이십대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 내게 주어졌다. 모두들 가장화려했던 때를 꼽으라면 이십대를 꼽을것이다. 푸릇푸릇
모든것이 싱그럽고 건강한 나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가 생각나질않는다. 출근해서 늦게까지 일하고 곧장 학교로가서 12시가 다되어 집에 왔다
새벽에 일어나 막내 도시락챙겨 학교보내고 출근준비하고... 주말은 밀린빨래... 밀린공부... 나의 이십대는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갔다. 하도 빨리 지나가버려 제대로 기억에 나질않나보다. 하지만 내가 제일 기특했던
때이기도 하다. 마지막 졸업논문을 쓸때쯤 내몸에서 모든 에너지가 다빠져나간듯 살이 쏘옥 빠졌다. 그때
창문이와 상한이가 보내준 엄청난 양의 참고자료 덕택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고맙다
내 인생에 꽃이 피기시작한 삼십대
나만의 가족이 생겼다. 내게 한없이 따뜻한 남편을 얻었다. 나는 그의 앞에서는 항상 세상의 최고가 되었다
그의 어깨에 기대고 있으면 너무 편안했다. 나는 모든 짐을 남편 어깨위에 올려놓고 편안해지기로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때면 이게 행복의 끝인가보다 이보다 더 행복할순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젊음도 아이의 웃음소리도 행복도 영원하리라 믿었다.
인생에 반을 살아버린 사십대
여유가 찾아왔다. 그러자 젊음이 떠나갔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앞만보며 지금껏 살았는데
옆도 봐지고 뒤도 봐지고 잠시 가던 길 멈춰 바람도 느끼고 싶어졌다. 친구가 보고싶어졌다.늘 봐오던
친구도 보고싶고 연락이 뜸했던 친구도 생각이 나고 소식이 뚝 끊긴 친구소식도 궁금해졌다.학창시절
짓꿎었던 남자친구도 생각난다. 되돌아보니 그 친구로 인해 나의 학창시절이 뭉게구름마냥 풍성했던것같다
세월이 이만큼 지나고 보니 그때의 짓꿎음이 추억이 되어 나를 미소짓게 한다. 고맙다.
내인생의 후반부는 더욱 넉넉하겠지. 여유와 배려로 더 많은 인연에게 베풀며 살아야겠다...
햇살이 너무 화창하여.... 몇자 긁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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