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이 시험이 끝나는 날이다. 중요한 시험이라 잘 쳐야 할텐데...
일단은 홀가분하다.
아직 시험 하나가 더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큰 산을 넘은 기분이다
반나절동안 푹 쉬다가 오후부터는 슬슬 움직여야겠다.
시험은 지가 치는데 집이 엉망이다.
청소며 빨래 시장보기 차세차하기 할일이 많다
차를 그렌져로 바꾸고도 아직 엄두가 나질 않아서 가만히주차장에 모셔두고 있다
아직은 스포티지가 편해서 그것만 몰고 다닌다
상현이는 그렌져로 태워달라고 은근히 보챈다.
시험이 모두 끝나고 고등학교가 결정되고 나면
진지하게 상현이의 미래에 대해 얘기 해 봐야겠다
무작정 공부만 시킨다고 될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고...
뭘 하면 아들이 행복할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한옥을 짓고 싶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끝나고 아빠가 정년을 마칠때쯤
전원생활을 시작하고 싶다.
아담한 마당에 꽃과 나무를 심고 집옆엔 작은 텃밭도 하나 만들고
집은 단아하고 편안한 느낌이 나도록 한옥을 곁드려 짓고 싶다
집안과 바깥 사이에 예쁜 테라스 공간도 만들어야지. 그곳에 오래된 탁자와 의자하나 마련해
차를 마셔야겠다. 햇살 좋은 날은 그곳에서 책도 보고 그곳에서 파란 하늘도 보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도 보고 때로는 빗소리를 즐겨야지
상상만해도 행복해져온다